26만 구독자를 거느린 ‘조폭 유튜버’ 김강패(33)씨는 스스로를 “강원 춘천 지역에 본거지를 둔 ‘춘천식구파’ 소속 조폭”이라고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공개적으로 자랑해왔다. 김씨는 구독자들에게 조폭들이 도끼 등 흉기를 들고 패싸움을 벌이는 뉴스 영상을 보여주며 “여기에 내가 있다”고 자랑하고, 공개적으로 살해 협박을 하거나, 여직원들의 몰카를 찍어 올리겠다며 범죄를 계획하기도 한다. 10초에 한 번씩 욕설을 하고 수위가 높은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교도소에 총 4번 수감됐었다고 거들먹거리는 김씨는 ‘출소 1주년 기념 방송’도 했다. 지난달 23일 마약 공급·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뒤에야 김씨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 영상들도 삭제됐다.
조폭 출신 유튜버들이 자신의 과거 범죄를 “무용담”이라며 자랑하거나, 조폭 계보를 설명하는 등 범죄와 폭력을 미화하는 영상이 범람하고 있다. 경찰청이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관리하는 조폭 유튜버는 총 23명인 것으로 5일 나타났다. 이들의 영상을 포함해 폭력행위를 조장하거나 조폭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영상은 지난 8월까지 1630개로 파악된다.
구독자 3만명대의 한 유튜버는 지난 4일 ‘실시간 질문, 새학기 신입 OJT’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유튜버는 “나는 서울남부교도소 출신”이라며 폭력 조직에 몸담았던 영상 등을 올렸다. 그는 ‘고품격 징역 생활 컨설팅’ ‘우리는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등의 문구로 채널을 홍보하며 구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부산의 폭력조직 ‘20세기파’ 활동 전력이 있다는 11만 유튜버 위모(37)씨는 ‘러시아 백인과 맞짱’ ‘10년 전 초량에서 칼빵 맞고’ ‘감빵에서 막걸리 먹는 방법’ ‘길거리 실전 싸움 강의’ 등의 자극적인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위씨가 올린 영상은 총 311개로 조회 수가 200만이 넘는 것도 있었다.
문제는 조폭 입문 과정 및 범죄 내용 등 폭력을 미화하는 유튜브 영상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조폭·건(gun)·깡패 등으로 검색하면 구독자 수십만을 거느린 유튜버들이 주르륵 등장한다.
범죄 행위를 가볍게 여기거나 모방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영화 속 조폭은 극화된 가공의 상황이고 범죄가 문제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지만, 날것인 튜브는 모방 우려가 높다”며 “이를 자율 규제에 맡겨두는 것은 책임 방기”라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
작성자 우리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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