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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역사를 두고 봤을 때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뫼비우스의 띠같다고 생각이 든다.
치과의사와 결혼한 내 언니
잘난 아들 업어온 죄로 사는내내 시댁 스트레스로 힘들어했다.
언니도 아들 잘키워 아들도 치과의사가 되었고
지금 군의관 복무중인데 슬슬 결혼할 때가 다가 오고
주변 먼저 결혼시킨 친구들을 보면서
언뜻 시어머니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란 소리를 한다.
나도 제법 잘 키운 아들이 있다.
명문대 박사과정을 밟고 현재 대기업 과장이다.
잘키운 아들은 짝도 빨리 생기더라.
야물딱지고 예쁜 아가씨를 소개시키더니
회사 입사도 하기전에 결혼을 했고
공부시키며 내심 기대했던 첫월급 봉투는
예의상 내 손을 슬쩍 거쳐 며느리에게 갔다.
명절과 기념일때 주는 용돈이나마 고맙게 받으며
내 시어머니가 수십년전 내게 했던 말을 토씨하나 안바꾸고 며느리에게 말한다.
"애 키우느라 너네 쓸것도 없는데 뭘 이렇게 주니~~~"
키울 때 보답받으려 애써 키운건 아니라 생각했지만 나도 사람인 이상
자식에게 은근 기대나 보상심리가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좋은 시어머니는 그 마음을 숨킬 수 있냐 없냐의 차이일 듯 하다.
(타고난 천성이 천사이신 분도 분명 계시기에 단정짓지는 않겠다)
그저 아들에게 받은 최고의 효도는 학창시절 내내 사고 안치고
착한 모범생이었던 아들을 둔 그 자부심과 성적표였던 듯 하다.
한창 아이 둘을 키우며 유기농 재료로 금이야 옥이야
정성스레 키우는 며느리를 보며 조용히 속으로 말한다.
"곧이다. 곧. 품안의 자식일 때 맘껏 사랑하렴~~~"
이번 명절에 어머니 계신 추모공원에 인사갈 때는
예쁜 꽃이라도 사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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